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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동문 김상인, 美 UPenn서 암연구 대표 펠로 선정
[UNISTar 활약상 – 상상을 현실로 ②] 생명과학과 김상인 박사
신규 13명 중 미국 외 대학 박사학위자는 2명
4년 30만달러 지원… 차세대 암 연구자 주목
<에디터 노트> 인류의 삶을 바꾼 질문은 담대한 상상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궁금증의 전제와 조건을 하나씩 해체하고 다시 설계할 때 판을 바꾸는 해법이 나옵니다. UNIST는 그 전 과정을 훈련하는 과학기술 혁신 플랫폼입니다. 동문들의 도전과 성장을 담은 [UNISTar 활약상 – 상상을 현실로] 시리즈는 울산과학기술원에서 길러낸 질문하는 힘이 세계 각지에서 어떤 성취로 이어지고 있는지 전합니다.
UNIST 생명과학과 졸업생 김상인 박사가 올해 미국 암 연구계의 권위 있는 박사후연구 지원 프로그램인 ‘데이먼 러니언 포스트닥터 펠로십(Damon Runyon Postdoctoral Fellowship)’에 선정됐다.
이번에 발표된 신규 펠로 13명에는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UPenn), 코넬대, 스탠퍼드대, UC버클리 등 출신 과학자들이 포함됐다. 공식 명단 기준 미국 밖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인물은 김 박사를 포함해 2명뿐이었다. 학사와 박사 과정을 모두 UNIST에서 마친 한국인 연구자가 미국 암 연구계 핵심 펠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드문 일이다.
김 박사는 현재 UPenn 페렐먼 의과대학에서 로저 그린버그 교수와 함께 DNA 손상 반응과 항암 면역의 접점을 연구하고 있다. 이 펠로십은 기초·중개 암 연구를 수행하는 젊은 과학자에게 4년간 총 30만달러를 지원한다. 연구 실적뿐 아니라 새로운 과학 문제를 스스로 세우고 풀어갈 역량까지 본다. 데이먼 러니언 재단은 그동안 지원한 과학자들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 13명, 레스커상 수상자 15명을 배출했다. 차세대 암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무대로 꼽히는 이유다.

김 박사는 “UNIST에서 학사와 박사 과정을 모두 마친 연구자로서, 미국에서 연구를 이어가며 이 펠로십에 선정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UNIST에서 축적한 연구 성과와 잠재력을 국제적으로 평가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갖고 의미 있는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이번 선정은 개인적으로도 각별하다. 김 박사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인 명경재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장 역시 1999년 같은 재단의 펠로로 선정된 바 있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지도교수님께서 받으셨던 펠로십이어서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UNIST 생명과학과에서 학사와 박사를 받은 김 박사는 박사과정에서 명경재 교수의 지도를 받아 DNA 복제 관련 단백질이 유전체 항상성 유지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하는 연구에 집중했다. 암 발생을 억제하는 분자 기전을 이해하고 치료 전략의 실마리를 찾는 과제로 ‘Nucleic Acids Research’, ‘PNAS’ 등 국제 학술지에 꾸준히 성과를 냈다. 또 한국유전학회 ‘신진과학자상’과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Young Investigator Research Award’를 받았고, 현대아산재단 의생명과학 장학생으로도 선발됐다. 학부부터 박사과정까지 이어진 전액 장학 지원은 한 주제를 오래 파고드는 토대가 됐다.
김 박사가 짚은 UNIST의 강점은 세 가지였다. 토론 중심 수업, 영어로 운영되는 강의·연구 환경, 졸업 뒤에도 이어지는 동문 네트워크다. 그는 학부 시절부터 생각을 정리해 질문하고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훈련을 반복한 덕분에 미국에서도 세미나와 국제학회에서 곧바로 의견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연구와 진로를 편하게 상의할 수 있었던 분위기, 미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동문들과의 연결도 큰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현재 그는 DNA 손상 반응이 전사 조절과 선천면역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DNA 손상을 감지하는 핵심 단백질에 문제가 생길 때 비정상적인 이중가닥 RNA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염증 반응과 암세포의 취약점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밝히는 것이 목표다. 동시에 DNA 복제 단백질의 품질 관리 이상이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도 살피고 있다.
UNIST에서 다진 연구·교육 경험은 미국 연구 현장에서 바로 경쟁력으로 쓰이고 있다. 그는 재학 시절 일반생물학과 분자생물학 실험 조교를 맡아 후배 교육에 참여했고, 지금은 UPenn 학생들을 지도하는 한편 UNIST 박사과정생의 텔로미어 관련 연구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김 박사는 앞으로 암과 희귀 질환의 근본적인 생물학적 취약성을 이해하는 과학자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UNIST에서의 학부·박사 과정과 현재의 박사후연구원으로 진출하기까지, 선배 과학자들로부터 연구에 대한 태도와 질문하는 방법, 연구자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며 “장기적으로는 그동안 받아온 배움과 도움을 후배 과학자들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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